이거 모 구역에 쓰고 왔던 건데 끌올이에여. 좀 된거라 몇 부분 수정했습니다.킁.............................
종석인 학생인데 밤늦은 시간에 야자 끝내고 가는길이었어여. 요즘 뉴스에 막 연쇄살인범이다 뭐다 하는 흉흉한 시기라서 조금 쫄긴 했는데 남자고 키도 나름 크고 등치도 있으니까 대상에서 열외라고 생각하구 있었어여. 근데 오늘따라 가는길이 좀 서늘~ 한게 뭔가 등골이 싸함.
가로등도 전보다 많이 꺼져있고. 골목길이 무서운거에여. 남잔데 무섭지 않다구!! 자기위로 하면서 걷는데 골목에서 빠스락 소리가 들린거. 화들짝 놀라는데 고양이.. 숨을 폭 쉬면서 무사히 집앞에 도착해여 안도하면서 집키로 문을 따는데 문이 열려있는거. 집에 찾아올 사람도 없고 부모님도 안계신데 무슨, 깜짝 놀라서 문에서 좀 두발짝 떨어짐 걱정반 무서움반 해서 경찰서 번호 눌러놓고 안으로 들어가여 근데 원룸이니까 되게 좁자나여 한눈에 봐두 아무두 없는거.
근데 왜 문이... 고개 갸웃하면서 신발 벗으려고 허리 숙이는데 뒤에서 누가 밀착하는게 훅 느껴짐 화들짝 놀라서 어, 하는데 귓가에 되게 낮게 웃으면서 누가 막 속삭이는임.
안녕, 애기야
무슨 일인지 인지하기 전에 코랑 입을 확 틀어막힘. 손수건으로여 클리셰 쩔게 기절하면서 종석이는 잠깐 생각해여. 이 미친놈이 설마 연쇄살인범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여.
그러고 나서 정신이 딱 들었을 땐 되게 영화에서나 보던 어둡고 축축하고 퀴퀴한 곳이 아니라 번듯하고 따듯한 곳이었어여. 어두운 계열 색의 인테리어에 커튼이 반쯤 쳐진.
멍한 정신으로 들리는 누군가의 콧노래소리에 파뜩 정신이 차려져여. 손이 뒤로해서 묶여져서 자유롭진 못하지만 다리는 또 안묶어둔거 끙챠 일어나려는데 뒤로 뭔가 만져지는거 이건 또 뭐야, 하고 돌아보는데 후회하겠져 뎅겅 잘린채로 머리카락을 길게 늘여뜨린 여자의 머리였던거. 파랗게 질려서 비명도 안나오는데 방에서 시커먼 옷을 위아래로 깔맞춤한 장신의 남자가 걸어나와여.
아, 치운다는 거 깜빡했다. 너 전에 잡힌 앤데.
웃으면서 머리카락 쥐어잡고 덜렁거리는 머리를 방에 휙 던져놓고는 종석이 앞에 앉아여 얼굴에 연한 미소가 띄워졌는데 인상이 짙어서 그 미소가 되게 좀 무섭져.
누, 누구세요? 여기, 어디에요?
종석이가 떨리는거 가다듬고 말하는데 남자가 되게 해말간 웃음을 지으면서 그래여
우리집.
파랗다 못해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니까 남자가 겁먹지 말라면서 머릴 슥슥 쓰다듬어여. 근데 겁이 안나? 나져.ㅇㅇ.
아, 이름이 종석이지? 난 김우빈이야. 아, 내 이름 알았으니까 이제 너 여기서 못 나가겠다 나가면 신고할거지.
혼자 두서없이 막 말하더니 그냥 씩 웃어여. 종석인 신고 안할테니까 풀어달라고, 집에 보내달라고 막 울려고 하니까
어어, 울지마. 너 울면 나 되게 좀...기뻐. 나 기쁘면 너 힘들걸?
종석이가 몸을 좀 뒤로 물리니까 우빈이가 뒷덜미 확 잡아채면서 앞으로 가까이 끌어당겨여.
피하지마. 왜 피해.
정색하니까 파드득 놀란 종석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는데도 막 자, 잘못했어요, 하고 입술이 바르르 떨리는거. 덜덜 떠니까 또 씩 웃으면서 피하면 화낼거야.
그러고보니 너 저녁 안 먹었지. 밥 먹을래?
밥이 넘어가겠어여, 안넘어가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벽쪽으로 몸을 붙이니까 우빈이가 눈썹 찌푸리면서 그래여.
너 점심도 안먹고 아침도 안먹고, 그나마 야자시간에 빵 하나 먹는거 봤어. 밥 먹어.
그러는거 거기서 종석인 소름이 돋아여.
내가 밥 안먹은걸 어떻게 알아요? 나, 나, 보고있었어요? 눈 동그랗게 뜨고 우빈이 보니까 우빈이가 되게 아, 들켰다- 하는 얼굴로 입 찢어져라 웃는거.
응.
언제, 언제부터, 아니, 왜...!
전부터, 오래됐는데...종석아 추워? 왜 떨어.
어깨에 손이 올라오는데 종석이 소스라치면서 확 쳐냄. 제대로 걸린것도 맞는데 보통이 아닌것도 맞는거. 실갱이가 이어지면서 우빈이가 좀 못마땅한 얼굴을 하는 날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항상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종석이 대해주고 주에 두번 꼴로 종석이 앞에서 사람을 막 조각낸다던가 살해 장면을 보여주는 거 빼고는 정말 몸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어여. 학교도 계속 빠져서 조금 더 빠지면 징계거나 아예 유급이거나 한데 말도 더 섞기 싫어서 우빈이랑은 아예 말을 안하던 상황이었어여.
그날도 평소랑 같았는데 뭔가 좀 불안했어여. 종석이가 불안해져서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우빈이가 그날도 밥 가져와서 밥 먹자고 웃는거. 배알이 막 꼬이고 뒤틀려서 씨발 너나 처먹어, 하고 묶인 손을 휘두름.ㅇㅇ. 그거에 그릇이 확 바닥으로 떨어져 깨져여. 깨진 유리그릇 가만히 보다가 종석이가 그 길게 깨진 파편을 확 집어들고 곧바로 지 목을 그으려고 해여. 죽는게 낫다고 생각되거든여. 근데 턱, 하고 손이 붙잡힌거. 벼려진 그릇 파편에 손바닥이 살짝 베이고 얼굴을 들었을땐 정색한 김우빈이 종석일 뚫어지게 쳐다보는거에여. 근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으니 짐작도 안가는거 입매를 삐둘게 해서 웃더니 눈이 날카롭게 뜨여짐.
뭐해. 이걸로 뭐 하려고. 죽으려고?
한숨같이 피실 웃더니 곧바로 따귀를 올려붙인거. 처음으로 당한 손찌검에 어안이 벙벙한데 머리채를 붙잡힘. 질질 끌려서 방으로 패대기가 쳐져서 놀라갖고 고개 치드니까 하, 하고 웃는거.
아파? 아까 찔렀으면 더 아팠을 텐데. 종석아. 내가 해주는게 마음에 안들었어? 너 이러면 나 화나는데.
다정한 싸이코라 더 무서운거. 이 또라이가, 짓씹듯 중얼거리니까 실실 웃어여. 드디어 미쳤나 싶은데 가슴께를 발로 지긋하게 눌러밟아여.
상냥하게 대해주려고 하는데 왜 그래. 괜히.
눈빛이 무서워서 딱 얼어붙은 종석이가 이를 악다물고 어거지로 눈을 치켜뜸.
씨발놈, 상냥?
......
지랄마.
미친새끼. 이제는 정신줄도 놓은 것 처럼 막 줄줄 뱉는데 우빈이가 아무 반응도 없는거.
그냥 팔짱 끼고 내려다 보더니 어깨를 으쓱해여.
내가, 안 상냥해? 그럼 난폭한건가. 아닌데. 종석아 너 내가 아무짓도 안할 거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막나가는 건가?
논리정연하게 지 생각을 얘기하는거. 무슨, 어이없는 얼굴을 하자마자 묶인 손을 풀어줘여. 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니까 종석인 왜 이러나 싶음.
내가 왜 이러나 싶지.
놀라서 움찔 떠니까 우빈이가 별 일 아니라는 투로 그래여. 마치 나 오늘 뭐 먹었어. 하는 투.
너 데려올 때부터 하려던 거 미뤄뒀는데. 안그래도 되겠다.
눈까지 휘어가면서 웃는데 종석인 아, 싶어여. 일이 제대로 꼬였구나 , 내가 내 손으로 일을 꽜구나. 하구여.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침대에 걸터앉더니 약간 몸 뒤쪽으로 해서 손으로 침대를 짚어여. 그러더니 다리를 슬쩍 벌리는거. 사타구니 근처를 눈짓으로 가리켜여. 종석인 눈만 뜨고 가만히 보고만 있어여. 정적이 이어지자 우빈이 얼굴에 또 웃음기가 가시고 무표정이 남아여.
이리 오라고. 이종석.
종석아, 가 아닌 이종석이란 이름이 생소하게 들려서 종석인 정신이 훅 나갈 거 같아여. 떨어지지도 않는 발걸음을 옮겨서 그 앞에 주저앉음. 도망치면 될 텐데. 근데 도망 못치겠는거에여. 종석이는 무의식에 깨달아여. 자기는 큰 폭탄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거라고. 후회하지만 이미 늦었어여. 손 덜덜 떨리는데 우빈이가 예의 그 미소를 다시 띄우더니
종석아.
.........네.
빨아.
입술이 파르륵 떨리고 눈가에 눈물이 맺히면서 귀끝이 홧홧함. 수치심이 저 끝부터 스륵 스륵 올라오더니 전신을 덮침.
아무것도 못하고 떨고만 있으니까 우빈인 마냥 웃기고 좋고 또 애가 사랑스럽기까지 함. 제 언사 하나하나에 질겁하고 치를 떨고 온몸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항상 저항하는 애가, 이렇게 덜덜 떠니까.
무서워?
...........
억지로 하기전에. 빨리. 종석아.
휘어진 눈매가 웃음기가 가득해서. 종석인 천천히 손을 움직여서 슬랙스 바지 그 단추? 를 끄르고 지퍼를 내림 살짝 슬랙스를 내리니까 묵직하게 보이는 김우빈 중심에 종석인 눈썹을 찌푸림. 눈가에 맺힌 눈물을 떨구지 않기 위해서 종석이는 눈에 힘을 주지만 힘에 겹져. 드로즈를 내리니까 선단부분이 쑥 나오는거.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목이 바싹 말라여. 긴장으로 손이 안움직이는거. 심지어 꺼떡대는 게 눈앞에 있으니까 더는 몸이 안움직여여.
망설이는게 눈에 보여서 우빈이는 픽 웃어여. 머리채를 훅 잡아채서 다물린 입술위로 자기꺼 문지르면서
종석아, 이러면 내가 화 낼 텐데. 괜찮아?
웃는게 소름이 돋아서 힙겹게 벌리자마자 그 사이를 비집고 살덩이가 들어오는거. 욱, 하고 헛구역질이 올라와서 저절로 손이 바짓자락을 움켜쥐어여. 머리채 움켜쥔 손ㅇ을 풀고 상냥한 손길로 뒷통수를 감싸여. 빨아, 이종석. 강압적인 말투에 한번도 해본 적 없는 펠라 따위를 하겠져. 이 세우면 죽는다는 투에 최대한 입을 벌려여. 좁은 입안을 채웠다가 빠져나가는 것에 종석인 죽어버리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다시 들어여.
우읍, 욱, 흑-
애써 그렁그렁했던 눈물이 막 쏟아지니까 우빈이가 입꼬리 찢어지게 웃으면서 킥킥 거려여. 차마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있는데 뒷통수를 확 잡고 허리를 추삽질하듯이 움직이는거.
당황해서 우빈이 허벅지를 쥐어뜯듯 잡아여.
종석아, 예뻐, 너, 우는거, 예뻐.
끊어서 나오는 말들을 끝으로 입안에 뜨뜻 미지근한 게 들어와여. 입가로 흐르는게 뭔지 알거 같아서. 종석인 켁켁 거리면서 뱉어내려는데 우빈이가 입가를 손으로 훅 막아여.
삼켜.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대려지만 악력이 너무 세서 붙잡힌채 눈물만 쏟아여. 그러다 그거 꿀꺽 삼키면 우빈이가 또 전에 없던 웃음을 만개하면서 그래여
응, 착해. 예뻐. 나 상냥해?
종석인 입술을 달싹이면서 발발 떨더니 그래여.
응, 응 , 착해요, 착하니까, 흑...
나좀 풀어줘. 그게 안되면 죽여줘요...제발... 눈으로 그렇게 애절하게 말하지만 우빈인 그 눈을 가려버려여.
알아. 나 착하지. 종석아 이제 씻고 자야겠다.
막 씻김 당하고 나온 종석인 괜히 입이 껄끄러워여. 입안에 여전히 그 뜨뜻미지근한게 남아있는 거 같고, 끕끕하고 비린내가 남은거 같아서여. 우빈인 마냥 좋져. 일부러 미루고 미루고 종석이가 좀 유해지면 하려던 걸 방금 한거니까 콧노래나 흥얼거리면서 김우빈은 자신의 기분좋음을 만면으로 피우면서 종석이 팔뚝을 잡아여.
......
자고 있어. 나갔다 올게.
방긋 웃길래 저거 나가면 바로 도망가야겠단 생각을 해여. 여기 더 있으면 그것보다 더 심한짓 당할 거 같거든여. 근데 예상외 시나리오가 등장한 거. 서랍에서 주사 꺼내더니 허밍하면서 종석이 팔뚝에 주사바늘을 꽂아여. 몸 안에 뭔가 들어오니까 점점 정신이 몽롱해여. 수면제 투입한거.
잘 자고, 이따봐.
아득해지는 시야로 손을 팔랑팔랑 흔드는 김우빈이 보였음.
재우고 우빈이가 향한 곳은 시내 중심가였어여. 사람 되게 바글바글하게 몰린 그곳에 가만히 그 특유의 느릿한 걸음걸이로 정처없이 걸어여. 그렇게 걷다 근처 고깃집에서 나와서 친구들과 안녕을 하고 있는 여자를 발견하져. 하얗고 마른 여자여. 긴머리를 찰랑거리면서 걷다가 우빈이랑 딱 눈이 마주쳐여. 김우빈은 되게 사람좋은 웃음을 짓고는 그래여.
같이 놀래요?
여자는 머뭇거리는 감이 있었지만 김우빈은 능구렁이 같은 언사로 여자를 잡고 제 차에 태우겠져. 밤길을 빠르게 가로지르는 차가 어느 집 앞에 서면 여자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래여.
우리 초면인데, 진도 너무 빠른 거 같네요.
방긋 웃는 얼굴이 꽤 헤퍼보여서 우빈이는 속으로 혀를 차여. 집으로 들이자마자 우빈인 커피 한 잔 먹자면서 커피를 타는데 역시나 거기다가 약 타여 수면제.
여자 먹고 뻗자마자 예의 그 콧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면서 큰 욕실 한 가운데 여자를 내려놓겠져.
으, 화장품 냄새에, 향수 냄새에. 우리 종석인 이런 거 안 바르고 안 뿌려도 참 좋은데.
빙글빙글 웃으면서 옆에 놔뒀던 수술용 매스를 집어들어여. 김웁 옛날에 자기 의사로 일했던 거 생각하면서 배를 천천히 가르는데 피가 몽글몽글 올라오는 거. 옛날엔 사람 고치는 뿌듯함으로 칼 잡았는데 이제는 죽은 거 즐기면서 칼 드는 게 스스로도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하겠져 그래도 그만두진 않아여.
갈라진 배를 휘저어가면서 안에 든 것도 좀 구경하는데 볼 때마다 참 재밌다는 듯 웃어여. 그러다가 여자 손가락에 반지가 있는 걸 확인해여. 근데 그 반지가 참 왠지 예쁜거. 종석이 손에 끼워주고 싶은 생각이 막 들어서 우빈인 반지 끼워져 있는 거 빼려다가 씩 웃어여 손가락 잘라줘야지. 흥흥 웃으면서 우빈이는 매스를 다시 집어들었어여.
ㅁ아므튼 종석이는 이제 서서히 약기운에서 벗어나여. 몽롱한 정신이 제법 좀 말짱해 졌을 때 몸을 일으킨 종석이는 벌떡 일어나여. 이 또라이 새끼가, 씨발 내몸에, 무슨, 떠듬떠듬 나오는 소리가 떨리고 있겠져. 그리고 곧바로 방문 열리고 우빈이 들어와서 방긋 웃으면서 인사해여.
잘 잤어?
종석인 치가 떨려여. 뭐라고 화내려는데 다가오더니 손가락에 막 반지 끼워주는거. 이거 무슨 반지냐고 물어보려는데 피냄새가 훅 풍기는거 당황해서 뭐야? 하고 물으니까 김우빈 존나 해맑게 뺏어왔어. 예뻐서. 종석이는 우빈이가 한 손에 들고 흔드는 거 보자마자 헛구역질을 하다가 결국엔 속을 게워내여 바닥으로 떨어지는 묽은 거 보면서 우빈이는 아, 좀 싫은가, 이건. 하고 뒷통수나 긁고여.
미안 치워줄게 하면서 몸을 돌리는데 종석이가 당한 거 기억도 못하고 또 댐벼여.
씨발, 사람 죽이는 걸로도 모자라서, 나한테 이딴걸, 미쳤지...너 미친거야!
악쓰니까 우빈이가 입술을 비틀면서 씰룩거리더니 천장을 한 번, 바닥을 한 번 봐여.
종석이 넌, 머리가 나쁜가봐.
바닥에 묽게 떨어진 것들을 한 번 보고는 우빈이는 곧바로 침대 위로 올라타서 종석이를 뒤집어 엎어여. 침대랑 뽀뽀하게 생긴 종석이는 악바리를 써가면서 팔을 막 휘두르는데 우빈이가 그거에 되게 화나서 목덜미를 콱 하고 문거. 정말 말 그대로. 콱 하고. 살이 뜯어져 나갈 것 같은 아픔에 종석이가 비명을 내지르는데 그마저도 못하게 입을 막아여.
조용히 해. 밤이잖아, 종석아.
사람 다 자. 천천히 바지를 벗겨낸 우빈이는 여태 누구의 손도 타지 않았을 그 은밀한 비부를 내려다보겠져. 종석이는 필사적으로 악쓰지만 우빈이 악력에 당해낼 재간도 없으니 이젠 울겠져. 뒤에 손가락을 무미건조하게 집어넣으면서 안을 두어번 휘저어여. 종석이가 울면서 고개를 돌린 채로 우빈이 살짝 올려다보니까 그거에 꼴린ㄷ거. 아직 안 서있던게 묵직해여. 손가락 빼고 전희고 나발이고 무작정 안을 파고든 우빈이는 실실 웃으면서 흘러내린 앞머리를 슥 올려여. 종석아, 나는, 네가 반항 안 했으면 좋겠어. 나 화나면 너 아프잖아? 입꼬리까지 올려가면서 웃는게 종석이는 또 소름이 끼쳐서. 입 막은 손을 물어뜯고 막 손바닥이 떨어지자마자 흐느끼는데 우빈이가 애같이 순진무구한 웃음을 짓는거예여. 애들이 웃는 것 처럼.
놀라서 등허리 움찔 하니까 우빈이가 허리를 조금씩 움직이다 막 빠르게 퍽퍽 박는거. 쾌감보다는 고통 뿐이라서 울면서 막힌 비명을 지르는데 김우빈이 허리를 쳐올리면서 그러는거.
종석아, 나는, 기뻐, 네가 나를 상처입힐 만큼, 나를 좋아하는 거지?
존나 핀트가 어긋남. 전혀 이야기와 맞지 않은 말을 하니까 종석이가 아니라고 하려는데 입 열면 나오는 건 신음뿐이져.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대는데 우빈이가
나 좋아하니까, 팔 하나쯤은. 괜찮지 종석아?
그러는거. 종석이는 피가 가시는 느낌. 뭐, 하는 소리를 내기도 전에 허릿짓에 점점 박차를 가하고 뒤를 마구잡이로 쑤셔대던게 어느 한 지점을 꾹 누르면서 느릿하게 문지르는 거. 그게 왠지 되게 기분이 이상해서 아! 하는 소리가 터져여. 우빈이 씩 웃으면서 몇 번을 더 퍽, 퍽 박다가 안에 사정하고 나서 자기거 슥 뺌. 벌거벗은 나신이 차박차박 하고 움직여여 욕실로 사라졌다가 나온 우빈이 손에 들린 게 분명 칼, 그러니까 매스인 거 알자마자 종석이는 몸을 벌떡 일으켜여. 일방적인 강간까지 쳐놓고 지금 자기 몸에 흠내려는 거니까.
어, 그러다 떨어져.
눈매 휘어 웃으면서 종석이를 깔아눕히고 그 위에 올라타여. 한쪽 다리로 종석이 팔 누르고 다른 한 팔을 쥐어잡은 우빈이가 가늠하듯이 여기저기를 손가락으로 누르다가 딱 맥짚듯이 한 부분을 잡아여.
종석아 여기가 뭐하는 덴지 알아?
...모, 몰라, 하지마, 하지말아요, 제발...!
힘줄이야. 여기가 힘줄인데 여기 자르면 너 밥도 혼자 못 먹고, 책도 못 읽고, 공부도 못 해.
하, 하지마!!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을 인지하기 전에 종석날카로운 비명을 지름. 손목에서 피는 줄줄 나고 뭐가 끊어지는 소리도 들렸는데 정신이 오락가락해여. 으하하 웃더니 손목 지혈해주면서 붕대까지 묶고는 그러져.
이제 내가 밥도 먹여주고, 책도 읽어주고 다 할 게. 응?
너 혼자 이제 생활 못할 거잖아. 애 같이 웃는 그 얼굴이 치가 떨려서 종석이는 이 악물고 억지로 버틸거에여. 사실 애저녁에 기절하는 게 맞는데도여.
손목 사건 이후로 종석이가 되게 잠잠하니까 우빈이는 어디가 아픈가, 걱정이 되여. 애가 기운이 없어보여서여. 우빈이는 걱정에 웁절부절 하는데 또 손가락에 그대로 끼워진 반지 보면 좋아서 웃고. 시간이 되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집에 두 세명의 여자가 왔다가 시체가 되서 사라지고.
그러다가 어느날 정말 종석이가 체념한 듯이 멍한 눈을 하고 그래여.
왜 그래요?
응? 뭐가?
왜 죽여요? 그리고 난 왜, 왜 이렇게 살려두면서 괴롭혀요?
................
우빈이 버릇처럼 팔짱을 끼우고 입술을 씰룩였음. 눈썹이 작게 찌푸려지는 거에 당황한 종석이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처럼 고개를 붕붕 저으면서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 하면서 몸을 웅크려여.
얘기하면.
.....네?
얘기하면 종석아. 너 나 안 버릴거야?
무척 무지한 얼굴을 하고 고개를 기울이는 모습에 종석이는 뭔지 모를 감정이 좀 올라와여.
..................
음,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얘기긴 한데. 너니까 얘기할래.
나는 되게 좋은 집에서 태어났어. 엄마도 아빠도 나를 똑똑하다면서 칭찬하고 사랑했어. 나는 그 똑똑하다는 얘기가 되게 좋았어. 엄마 아빠가 그러면서 나를 사랑하는 게 보였거든. 그래서 부모가 바라는 일들만 했어. 의사를 한 것도 그 것 때문이야. 아, 맞아. 나 의사 했었어 종석아. 음, 뭐 그랬는데.
글쎄 엄마가 나중에 왠지 모르겠는데 아빠랑 대뜸 이혼 하겠다는 거야. 날벼락이지. 엄마 가지말아요, 저 두고 가지 마세요, 하는데 엄마는 매정하게 나를 놨어. 그리고 그랬어.
소름끼치는 새끼, 너 그냥 소름끼쳐. 어린 애새끼 주제에...나는 너 생각하는 거 들어보면 치가 떨려. 니 애비랑 잘 살아봐라. 똑같은 것들끼리 살아야 나중에 뭘 알든 하겠지.
캐리어 끌고 나가는 엄마 말 몰랐는데 알겠더라. 아빠가, 지금 나랑 똑같은 짓을 하고 다녔더라고. 엄마는 그거 알고 나간거고. 아, 종석아 그런 얼굴 하지마. 뭐 그래도 나중엔 아빠도 없어졌어. 왜냐고? 내가 죽였어. 엄마를 내 옆에서 사라지게 했잖아. 안 그랬으면 계속, 계속 내 옆에 있었을 텐데. 아빠 죽이고 나서 나 의사 했어. 응 아빠를 내 손으로 그렇게 했던게 스물 초반이었으니까. 근데 의사도 그닥 멋진 건 아니더라. 그 일 딱 2년 하고 있는데 내가 참 많은 사람들을 봤어. 많이 아픈 사람이나 보험 타려고 어거지 피우는 놈들이나, 보험사기단이나, ....불륜이라던가? 말도 마. 병원에 입원한 사람이 불륜 상대더라고. 진짜 남편은 그것도 모르고 허허실실, 문병와서 얼른 나으라고 하고 있고. 참 재밌는 상황이더라. 근데 그 불륜이나 피고 있던 년이, 우리 엄마데?
으 나 완전 쇼크먹었어. 사람이 원래 다 저런가, 싶다가도 엄마는 나 버리고 저기서 저런 인생 살고 있네, 싶기도 하고. 나 여자만 죽이는 이유도 그건데. 알고 있었어? 아 얘기 안 했으니까 모르겠구나.
그래서 죽였어. 엄마. 그래도 가는 길에 좀 외롭지 말라고 그 남편이랑 불륜남도 같이 보내줬어. 엄마 나 사랑했어? 정말 나 사랑했어? 그렇게 묻는데도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어. 나는 그때 깨달았지. 인간 쓰레기는 살면 안 된다고 말이야. 정당방위? 종석아 아니야. 처음에는 나도 정당한 이유를 찾으면서 죽였는데 나중엔 아니야. 그냥 좋았어. 그 살이 썰리는 감촉이라던가, 사람이 죽어가면서 보이는 표정, 수면제에 빠져서 자기 몸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로 잠들어 있는 사람 얼굴을 보면 음, 그래 쾌락이야. 온 몸에 소름이 돋았어. 그제야 알아챘어. 엄마가 했던 말. 나는 천성적으로 이런 놈이었던 거야. 그래서 엄마가 나를 소름끼치다고 한 거고.
그렇게 태어난 또라이 싸이코 김우빈, 짠!
재밌었어? 내 얘기? 음, 재미없었나. 표정 되게 어둡네.
정상이 아니야.
알아. 엄마도 그랬어.
........그럼, 나는 왜, 여기로 데려왔어요?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눈치가 없었구나. 우리 종석이. 내가 그랬잖아. 좋아하니까. 너 좋아해서.
.............
너 학교에서 하교하는 모습 본 게 제작년 겨울이었는데.
처음 듣는 이야기에 종석이는 다시금 몸을 움츠림. 김우빈 표정이 점점 진짜 미친 것 처럼, 말간 웃음이 띄워졌음.
엄마하고 닮았는데, 착했어. 너. 쫓아다녀 보니까 혼자 살고 부모님도 없어 보이는데 항상 말갛게 웃고, 또래 애들이랑 다니면서 사랑스럽게 있는 네가, 이상하게 눈에 들어왔거든.
순간 숨을 삼켰다. 물린 목덜미가 아팠다. 제작년 겨울이면, 분명 제가 이유모를 시선에 한껏 예민해졌던 때였다.
너 없을 때 혼자 집구조도 한 번 훑어보고 가는 길에 가로등 하나씩 깨던 것도 난데. 몰랐구나.
허허실실 웃는 낯짝에 종석은 멀쩡한 한 손을 꾹 그러쥐었다. 잠깐이나마 불쌍하게 여겼던 마음이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입술을 다문채로 눈을 치켜뜨자 김우빈은 얘기했는데, 나 싫어하려고? 하며 눈썹을 늘여뜨린다.
.......당신 제정신 아니에요.
어깨나 으쓱하면서 우빈은 종석의 머리를 살짝 헝크라뜨렸다. 웅크린 몸을 끌어안아오는 것에 종석이 발버둥을 쳤지만 우빈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래도 나 좋아하지? 종석이 너는, 나 좋아하지?
그러니까, 나도 미친게 분명한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게 왜 불쌍해.
몇 날 며칠이 지나고 이주, 한 달이 지나고도 우빈은 종석의 몸에 손 한 번 대지 않았다.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종석은 잘되었다고 생각했으나 한 켠으로는 이상스레 여겼다. 왜 이제는 건드리지 않아? 스스로 묻는 말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털었다. 그러나 그런 마음과 비례하듯 우빈의 얼굴만 보면 종석은 그 연민과 비스무리 한 감정보다 증오스러움이 더 크게 치고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제 감정이지만 낯설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알수 없는 날들이 길어졌다.
중간 짚이에여.
그 날들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김우빈의 말들이 떠올랐다. 하교하는 내가 눈에 들어왔던 것도, 2년 가까이 쫓아다니며 생겨난 그의 감정들도, 복잡한 가정사도, 살인을 하게 된 계기까지도. 전부 자꾸만 머릿속을 뒤죽박죽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닫혔던 방문이 열리면서 우빈이 조금은 질린 낯빛을 하고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얼굴이 잡혔고 미처 의문을 가지기 전에 입술이 닿아왔다. 이제껏 한 번도 접촉하지 않았던 행위였다. 섹스를 해도, 무엇을 하든 우빈은 자신과 키스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
무슨, ....
있지 종석아. 집에 갈래?
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종석은 되물었다.
종석이 너 살던 데. 원래 살던 그 원룸. 거기로 돌아가라고. 짐 다 옮겨놨어. 저거 캐리어만 끌고 가면 돼.
일방적인 통보였다.
여전히 힘줄이 붙지 않아서 움직이기 힘든 손목에 입술을 가볍게 붙이더니 그런다. 풀어줄게. 근데 또 데리러 갈게. 바지에 윗도리에 얇은 점퍼에 모자까지 씌워준 김우빈은 내 등을 밀었다. 거실까지 나왔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안 본사이 휑해진 거실에 쿵쿵쿵,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중간 짚은 별거 없어여. 그냥 우빈이가 집에 물건들 치우고 자꾸 바깥에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지 자꾸 싸돌아다니고 근데 밖으로 싸돌아도 돌아오면 손은 깔끔하고 여자도 이제 들이지 않는 거.ㅇㅇ..
우빈이 입을 꾹 다문다. 바깥이 웅성대더니 이윽고 억지로 문을 따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라서 몸을 뒤로 물리자 김우빈은 내 손을 잡고 성급하게 방에 있던 장롱으로 밀어넣었다.
종석아, 가만히. 가만히 있어.
이마 위로 제 이마를 가볍게 부딪히는 행동을 하고는 장롱 문이 닫혔다. 꽤 크다고 생각했는데 나 들어갈 정도면 되게 크구나, 그런 생각했다. 그러다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에 몸을 움칫 떨었다.
--서에서 나왔습니다. 김우빈 씨 본인 되십니까?
당장 나가서 구해달라고, 이사람이 범인이라고 하면 산다. 분명히. 근데, 근데 나 왜 나갈 생각도 안 하지? 종석은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때의 그 연민도 불쌍하게 여기던 마음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실갱이가 벌어지는 듯 밖에서 둔탁한 움직임이 들렸다. 입술을 물고는 장롱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동시에 발포하는 소리가 들렸다. 여기서의 발포는 처음은 공포탄인 것을 알면서도 불안해져서 장롱 밖으로 조심스럽게 빠져나왔을 땐 우빈은 현관에 가깝게 있었고 경찰은 내 쪽에서 등을 돌린채 서있었다. 바닥에 김우빈이 시체 손질을 할 때 쓰던 매스가 든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공포탄이 아님을 이야기 하는 것을 듣자마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케이스에서 날이 벼린 매스를 집어들고 김우빈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던 형사의 목을 그었다.
빨갛게, 마치 분수마냥 터지는 핏줄기가 얼굴에 투두둑, 묻었다. 손에 쥐고 있던 날붙이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눈을 동그랗게 뜬 우빈은 이윽고 예의 그 아이같은 미소를 만개하더니 이내 형사의 시체를 발로 밀어 치우고는 내 앞에 섰다. 얼굴을 붙잡고는 묻은 피를 닦아내더니 종석아, 얼굴에 막 묻히고 그럼 안 돼. 예쁜 얼굴인데. 옷에 문질대며 닦더니 됐다, 하면서 웃는다.
내가 미친 건지, 이 사람이 미친 건지, 나 모른다. 근데, 확실한 건 나는 미쳐있는 게 분명하다.
같이 가요. 딴데로, 나도 데리고 가요.
손을 내밀자 김우빈은 으하하하, 하는 웃음소리까지 흘리며 손을 잡기는 커녕 몸을 끌어안아 왔다.
응, 가자. 나랑 다른 데로 가자. 종석아, 이제 너 원래 있던 데로는 못 가는데. 괜찮아?
잡힌 얼굴에 미미한 온기가 남아서 나는 그냥 웃었다.
미쳤잖아. 나. 미친거네.
못가도 괜찮아요. 나 데려가 줘요.
그렇게 둘이서 그 피비린내 나는 집에서 벗어나고, 거실에는 형사의 시체만 덩그러니 남은 채고, 바깥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지만 집안은 시체 한 구 뿐, 그 외엔 아무것도 없겠져. 그렇게 연쇄살인 사건은 미결로 남고, 김우빈은 어느 산골짜기 같은 동네에서 간간히 사람 하나씩 죽이면서 종석이랑 행쇼하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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