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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순 크리스마스 남순!

/ 2016. 12. 25. 02:27

생일 축하해 남순!

흥순 크리스마스!

ㅇㄹ님 생일 축하해여...내사랑.....(할짝







아, 보일러 돌려야 되는데. 이불 안에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은 채 신신당부 하던 목소리를 떠올렸다.‘추우면 바로바로 보일러 돌려. 괜히 돈 아낀다고 안 돌리고 감기 달지 말고.’코를 훌쩍이며 느즈막한 아침을 맞이한다. 바닥이 냉골이라 순간 발바닥을 채 다 딛지 못하고 후다닥 침대 위로 무릎을 끌어안고 잠시 발가락을 꼼질거린다. 하나, 둘, 셋...열개 다 붙어있군. 의미 없는 숫자를 열까지 세고 바닥을 디뎠다. 으, 추워. 총총 발끝으로 살곰살곰 거실로 나가 벽에 얌전히 붙은 보일러에 불을 켰다. 우웅- 작게 보일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몸에 두른 이불을 질질 끌고 저녁에 침대 맡에 던져둔 핸드폰을 확인했다.‘나 오늘 오후에 들어가.’참 너 답게도 단정도 하다. 하품을 찍 하고 거실로 나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노란 빛이 그득한 안은 대부분 반찬통 몇 가지와 거의 다 먹어가는 김치가 전부였다. 김치는 흥수네 누나가 얼마 전에 한 김장 김치 맛 들었다고 가져다 준댔고. 구부정히 숙였던 허리를 펴고 냉장고 문을 살금 닫는다. 관자놀이 부분을 살살 긁다 이내 이불을 놓는다. 박흥수 빨리 왔으면 좋겠다. 나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데. 어제 조금 남았던 마감이나 마저 하고 저녁 장 보러 나갈까.


컴퓨터 앞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고 눈이 뻑뻑했다. 메일로 파일을 보내고 바닥에 팽개쳐진 채인 패딩을 주워입는다. 분명 이거 봤으면 박흥수 잔소리 할 게 뻔했다. 들리지도 않는 잔소리에 괜히 귓가를 박박 긁어냈다.







박흥수 좋아하는 된장찌개, 박흥수 잘 먹던 나물, 박흥수가 해달라고 했던 감자야채볶음. 하나씩 재료를 주워 담다가 손가락을 접어 세며 계산을 해보다 이크, 하고 멈춰 선다. 여기서 좀 더 사면 이번 달 좀 오버네. 이번엔 이것만. 스스로 고개를 주억이며 주머니에서 카드를 확인하고 계산대로 다가갔다. 오늘따라 사람 엄청 많네. 다들 어디 피난가나. 멍하니 입가를 긁고 긴 줄에 어느 세월에 계산하나, 하고 하품을 한 번 더 한다.

저녁밥 먹을 준비까지 끝내놓으면 박흥수가 와야 하는데. 저녁을 마치고 씻기까지 했는데도 안 오는 건 뭐야. 괜히 입술을 쭉 내밀고 소파에 앉아서 소리를 죄다 죽여 놓은 티브이 채널만 의미 없이 꾹, 꾹 바꿔댔다. 뉴스, 개그 프로, 애니메이션, 영화. 그 모든 채널을 돌려대다 그것마저도 지치면 그대로 소파에 몸을 기대 눈을 감아버린다. 박흥수 빨리와라, 빨리와라- 어딘가의 주문마냥 속달거리면.

마법같이네 번의 기계음이 들리고.

네가 온다.

“고남순 보일러 틀었냐아.”

“박흥수 왜 이렇게 늦었어.”

불퉁하게 튀어나가자 손에 파란 제과점 이름이 적힌 박스를 든 채다. 뭐야 오늘 뭔 날이야. 고개를 기웃하면 이마를 툭 소리가 나게 살짝 치고 입술을 가볍게 맞부딪히고는 신발을 벗어 거실로 올라와 식탁에 상자를 내려둔다.

“고남순 생일과 크리스마스 이브지.”

“아.”

“아, 같은 소리하고 있네. 너는 진짜 그 버릇 좀 고쳐. 네 생일을 어떻게 당사자가 까먹어.”

참 진짜 또치 대가리가 너무 작아서 용량이 그게 다 안 들어가? 괜히 툭 시비를 걸 듯 이야기하면서도 뺨을 잡아당기는 손길이 부드러워 입술만 비죽이고 만다. 시비털지마 박흥수 쫓아낸다. 무서워서 무슨 말도 못해. 겉옷을 벗으며 고남순 된장찌개 냄새 나네. 이제 좀 집에 온 거 같네. 하고 히죽 웃는다.

“공룡같애.”

“시끄러.”

“거기 된장찌개 맛 없었어?”

“고남순 된장찌개에 너무 길들여졌어.”

고개를 살래살래 저으며 밥 먹고 케이크 따자. 하고 머리를 투박하니 쓰다듬는다. 박흥수 메리 크리스마스. 보일러를 올려 둔지 조금 돼서 그런지 방에 훈기가 가득했다.







으. 글 죤ㄴ나 안 써서 글이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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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 2016. 9. 29. 02:16

파랑









어두컴컴한 파랑에 발을 들인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파랑에 몸을 던진 것은? 그것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은? 까드득, 카랑, 카랑 쇠창살에 부딪히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눈을 깜빡깜빡. 때늦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주머니에 들어있던 편지에 쓰였던 내용을 스스로 중얼거린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었어. 그저─.” 다시 입을 다문다. 바닥에 눈이 쌓이기도 전에 사르르 녹아버린다. 그것을 물끄레 바라보다 남순은 이윽고 여전히 불이 켜지지 않는 우리, 라는 수식어가 붙어 마땅했던 장소로 돌아간다.

“누구의 탓도 아니지.”

하얗게 튼 입술 새로 흰 입김과 함께 터져 나온 조용한 속삭임이 눈과 함께 사라졌다. 온기라고는 조금도 없는 좁은 거실, 물기가 죄다 말라 버석한 씽크대, 언제부턴가 채워지지 않던 냉장고. 슬슬 눈을 흘겨 보던 남순의 손이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창밖의 간간히 지나가는 차 소리. 소음이라고는 그것뿐이었다. 다른 것은 들리지 않는다. 눈에 가장 잘 뜨이는 곳에 주머니 속 편지를 내려놓는다. 손을 뻗어 욕실의 문을 열면 좁은 내부가 드러나고 넓지 않은 욕실에 꾸역꾸역 들어선 욕조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것을 사기위해 둘이 꽤 많은 다툼이 있었지. 좁은데 굳이 욕조가 필요하냐는 네 말에 키득키득 웃으며 없으면 서운할 걸, 하며 장난스러운 대꾸도 했었었다. 작은 회상에 피실 힘없는 웃음을 지은 남순은 온수로 욕조를 채웠다. 그토록 뜨거웠던 것도 이 뜨거운 물에 다 담겨졌으면 좋겠다.

전부, 전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었어. 그저, 내가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차마 너에게 사실 나 다 알고있어, 라고 말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니까









(공백포함 822자 공미포 620자)

별 글 아닙니다. 그냥 우울한 고남순이 보고싶었던 것 뿐...8ㅅ8) 남순이가 뭘 ㅇ알고있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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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당신을 위한 흥수남순 글(찡긋










 지이잉, 폭우 주의보라며 날아온 문자를 두 번째 지우며 박흥수는 창밖을 힐끗거렸다. 고남순과 연락 두절이 된지 세 시간째다. 오기만 해봐라, 하고 이를 아득바득 갈지만 금세 수그러들어 왜 안 오나 어디서 자빠졌나 혹시라도 나쁜 일을 당하고 있나 싶어 마음이 심란해진다. 이렇게 비가 오면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걱정이 된다. 그것이 설령 스물 다섯 살이 넘은 다 큰 사내놈이어도 말이다. 상대가 고남순이라면 말이 달라지지. 어딘가 항상 맹해서 자꾸만 손이 가고 정신을 차리고 보면 고남순 행동 하나, 하나를 지켜보고 있는 제가 보였다. 날씨만 궂어지면 시큰대는 다리를 두어 번 툭툭 두드리고 느리게 몸을 일으킨 박흥수는 언젠가 한 번 고치기로 마음을 먹었던 녹슨 현관문을 열었다. 꼭 문 밑을 발로 차야 열리는 헌 문이라 나가는 것만 해도 진을 빼놔야 했다. 씨발, 이거 진짜 꼭 고쳐야지. 매번 나갈 때마다 이럴까보냐.

 우산을 써도 바지가 다 젖었다. 왜 썼는데도 허벅지까지 젖는 건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대문을 열고 골목을 지나 큰 길로 나가는 길목을 지날 즈음이었다. 그 길목에 허름하고 좁은 슈퍼가 하나 있었는데 그 슈퍼 바로 옆에는 가로등이 가깝게 있었다. 그리고 참 당연하다는 듯이 그 가로등에 머리를 기댄 채로 늘어진 건 다름 아닌 고남순이었다. 저게 왜 저기에 저러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흥수는 후다닥 빗물이 튀는 것도 아랑곳 않고 남순이 더는 젖지 않게 우산을 기울였다. 뺨을 톡톡 치며 남순의 이름을 두세 번 정도 부르니 물기가 맺힌 긴 속눈썹이 파르륵 떨리다가도 느리게 눈꺼풀이 올라간다. 푸후, 뱉는 숨에서는 지독한 술내가 났다. 소주 두잔 반이면 정신 줄 놓는 게 어디서 이렇게 술독에 빠져왔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야 고남순 일어나. 등신아 일어나라니까. 어디서 이렇게 퍼 먹고 왔어.”

 웅크린 고남순이 몸을 살짝 펴자 품안에서 얼룩덜룩한 고양이가 펄쩍 뛰어나와 고남순 다리에 애옹거리며 뺨을 잠깐 부비더니 골목의 어둠 사이로 사라졌다. 아, 야옹야옹 어디가아아, 흐느적 거리며 흥수의 어깨에 뺨을 기대고 골목 언저리를 보며 혀가 꼬부라진 말투로 중얼거린 남순은 다시금 그 긴 팔다리를 허우적 거렸다.

 “어디가냐아아, 이눔 새끼야아! 흥, 흐흐흥, 으흐흥...”

 “꽐라 새끼가, 아 좀 가만히 있어. 남순이 어부바. 우리 어부바 하자.”

 생 지랄발광을 하더니 어부바 소리에 조용해졌다. 흥수는 등을 보인 채로 남순에게 재촉했다. 네 형님 다 젖으신다. 얼른 어부바 해라 새끼야. 우산 똑바로 들고. 응, 옳지. 얌전히 제 등에 몸을 맡기는 남순을 느낀 흥수는 슬쩍 웃어버렸다. 몇 달 전이었으면 고개를 붕붕 저으면서 불쌍한 개새끼 같은 표정을 하고 내가 어떻게 그래 흥수야, 하고 잔뜩 움츠러들었을 녀석이 이렇게까지 나아질 줄이야. 시원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섭섭하기도 하고. 홀로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기 반보 전, 등 뒤에서 죽은 듯 얌전하던 고남순이 작게 바들바들 떨기시작했다. 춥냐, 하고 물으려던 찰나 고남순이 선수치듯 먼저 말을 끄집어냈다.

 “흥수야.”

 “오냐.”

 “나 이제, 업힐 수 있어.”

 “..........”

 “이제 티 덜 낼게. 너도 더 괜찮아질래?”

 나는 원래 티 덜 냈다. 너 혼자 있는 티 없는 티 다 낸 거지. 그런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지금도 울음기가 가득해서 톡 건드리면 혼자 와앙 울어버릴 거 같아서.

 

 깨끗이 씻기고 이불위에 눕혀놓으니 이젠 진짜로 잠든 건지 조용하다. 박흥수는 옆에 베개 하나를 던져 제 머리를 뉘이고 팔을 뻗었다. 등을 보인채로 잠든 것 같더니 이윽고 품을 파고들어 팔을 벤다. 조막만한 남순의 머리통을 요목조목 살피다 올이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풀었다를 반복하다 쓰다듬었다.

 “등신 고남순. 나 괜찮다니까.”

 “..........”

 “우리 좀 더 편해지자. 다 괜찮어. 나 있잖아.”

 




**




 다음날 고남순은 열이 올라 하루 반나절을 꼬박 앓았다. 그날 저녁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지 하지 못하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박흥수는 남순이 그날의 일을 어렴풋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헤실헤실 웃는 거 같아도 그 웃음이 전보다 훨씬 더 풀어졌음이 테가 났다. 우리 둘이면 앞으로도 괜찮을 거야. 그렇게 낯간지러운 생각을 홀로 하다가도 아, 하는 소리에 퍼득 놀라 황급히 죽을 한 숟갈 퍼서 남순의 입으로 갖다 나른다. 병수발까지 들어주고 있으려니 괜히 얄밉지만 방글방글 웃는 낯이 애새끼 같으니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 다 괜찮을 거야. 지금 이 시선들도, 너와 나의 생활도, 누나의 반대도. 다 괜찮겠지.









**

축하하구 사랑해여(찡긋

우리 그날 만나여 만나주세여....(애걸복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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